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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ESG 책방_지금당장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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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ESG 신지영 지음 / 천그루숲(2022)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상상력

 

쌍둥이 아들의 수술 여부를 상담하기 위한 주치의와의 면담에서 아이들의 아빠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우리에게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그 쌍둥이는 두개골이 붙어 태어난, 일명 샴쌍둥이였습니다.
이 둘을 분리하는 수술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아빠는 그 누구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의사에게 말한 것이지요.
다시 말해, 둘 다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절박한 요구입니다.

여기에 언급된 주치의가 바로 2009년에 개봉한 영화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스토리(Gifted Hands : The Ben Carson Story)>의 
실제 주인공인 벤 카슨(Ben Carson, 큐바 구딩 주니어 분)입니다.  

 

▲영화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스토리> (출처: 다음 영화)

 

벤 카슨은 미국의 존스 홉킨스 병원 신경외과장을 역임한 인물입니다.
후에,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도널드 트럼프가 선출)에도 출마를 한 경력도 갖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어린 시절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어린 시절 보스턴에서 디트로이트로 이사한 뒤, 백인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차별을 받으며 살게 됩니다.

성적도 바닥까지 내려갔고, 그래서 자존감도 그보다 더 낮은 상태였습니다.
비록 글을 읽지는 못 했지만, 자녀들의 교육에 적극적이었던 벤의 어머니는
늘 벤과 형인 커티스를 격려했고, 그 결과 형제가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되며 성적이 조금씩 오르게 됩니다.

오른 성적표를 가지고 온 형제들에게 엄마는 말합니다.


                                       “성적이 올랐네. 대견하다. 근데 너희 둘 다 더 잘할 수 있어
                                                                 “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난 방법을 모르겠어요.”
                                                   

                                                         “그건 나도 몰라. 상상력을 발휘해야지.”

 

▲영화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스토리> (출처: IMDb)

 

그리고 그 후에도 벤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엄마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머릿속엔 온 세상이 들어 있어. 눈에 보이는 그 이상을 보면 돼.



샴쌍둥이의 분리 수술은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벤 카슨은 성공하지 못 한 이유가 과다한 출혈 때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쌍둥이의 부모에게 4개월의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그동안에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고,결국 그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 방법을 찾아냅니다.

 

▲영화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스토리> (출처: IMDb)

 

1987년 벤 카슨은 세계 최초로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합니다.
22시간에 걸쳐 진행한 이 수술은 무려 50여 명의 스태프가 참여했을 정도로 어려운 것이었죠.
수술을 무사히 마친 그가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린 부모에게 가서 말합니다.

                                                              “어느 아이부터 보고 싶으세요?”

    초조했던 부모는 그제야 수술에 성공했음을 알고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립니다.

 

 

|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들이 담긴 <지금 당장 ESG>

 

신지영의 <지금 당장 ESG>를 읽었습니다.
이 책의 부제목은 ‘전 직원이 함께하는 ESG 실무 교과서’입니다.

‘ESG 전략·기획가’라는 저자의 직함답게,
ESG에 대한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실행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 등을 상세하게 수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ESG 경영은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한 이미지 관리 차원의 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일하는 방식, 경영전략 방향,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비즈니스의 필수요건을 갖추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언급은 다른 책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 ESG의 업무와 관련해
좀 더 실무적이고 현실적인 제안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눈에 띄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ESG와 MZ세대의 공통적인 지향점을 적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MZ세대의 특징으로
‘워라밸 중시, 조직보다 개인 우선, 자유와 평등 중시, 공정한 기회 중시’ 등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특징들을 아우를 수 있는 최상위 카테고리로 ‘인권’을 말합니다.

그리고 회사라는 조직 내에서 인권의 보장 및 확대가 ESG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MZ세대들은 ESG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MZ세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의 안목을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할 대목입니다.

두 번째로는 보다 원활한 투자 유치를 위한 IR(Invest Relation)을 해야 할 때,
단순히 IR 담당자만이 투자기관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
ESG 담당자도 함께 배석하여 회사의 ESG 경영 노력을 함께 설명하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작은 변화, 그러나 생각지 못 했던 이러한 변화야말로,
ESG 경영을 위한 상상력의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세 번째로 저자는 ESG 경영 자가진단 미니 체크리스트를 제시합니다.
ISO 26000을 기반으로 한 ESG 경영 자가진단 미니 체크리스트는
큰 항목으로 ‘조직 지배구조,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 7가지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23개 세부 체크 항목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기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어떤 부분을 고도화해야 하는지 참고해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보이지 않는 ESG 경영전략을 보는 힘, ESG적 상상력

 

롤프 옌센(Rolf Jensen)과 미카 알토넨(Mica Aaltonen)이 쓴
<르네상스 소사이어티(The Renaissance Society)>는 
기업이 대비해야 할 미래의 시나리오 3가지를 제안했습니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그린 소사이어티, 그리고 리스크 소사이어티입니다.

이들 중 <지금 당장 ESG>와 연관시켜 봐야 하는 것은 “리스크 소사이어티”입니다. 
리스크 소사이어티는 미래에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해 체계적인 대비와 예방책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지금 당장 ESG>는 ESG 경영과 관련하여 시급한 리스크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리스크가 생겨나는 이유로 ESG에 대한 무지 때문이거나
비윤리적 조직문화, 그리고 내·외부 환경변화의 속도차 등을 지적합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탄소중립 선언, 바다 오염과 쓰레기, 동물권 이슈 등을,
사회 분야에서는 성인지 감수성, 계층 격차, 공정거래와 공정소비 등을,
그리고 지배구조와 관련하여서는 지배구조, 주주 참여 확대, 오너 리스크 감소 등을
리스크의 원인으로 들고 있습니다.

언급된 리스크들을 살펴보면, 그 이전의 경영환경을 위협하던 리스크들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해결책도 잘 보이지 않게 마련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ESG적 상상력입니다.

 

이제까지 해보지 않았던 경영전략을 찾아내기 위해,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을 보는 능력,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영화 <타고난 재능: 벤 카슨 스토리>에서 주인공 벤 카슨의 어머니는
눈에 보이는 그 이상을 보라는 말을 반복합니다.
너는 반드시 남들과 다른 새로운 뭔가를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로 그것은 아들의 자신감을 키우는 말이기도 합니다.

벤 카슨은 결국 한 시간 동안 아이의 심장을 멈추는 방법을 생각해내어 다량의 출혈을 막았고,
결국은 그 방법으로 세계 최초의 샴쌍둥이 분리 수술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ESG 경영전략과 관련된 누군가의 상상력은 기업을 좀 더 강하게 만드는 길을 열어줄 것입니다.

물론, 그 누군가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일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눈에 쉽게 보이는 흔한 방식보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참신한 경영전략을 이끌어낼 수 있는 팁을 찾아낼 수 있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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