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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효율적인 탄소 저감을 위한 나침반 '내부탄소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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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리스크는 특정 기업이나 국가가 아닌 전 지구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죠. 기후변화는 날로 심각해지고, 리스크의 심각성은 사람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세계를 움직이는 시스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로 인해 우리 회사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되고, 또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즉, 규제는 강화되고 탄소배출권이나 탄소세 등 비용이 점차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업을 지금 이대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기업은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 탄소세, 배출권거래제 등 다양한 기후변화 정책에 대응할 것입니다. 이는 곧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효율적인 탄소 관리의 기준 ‘내부 탄소 가격 설정’ 

 

 

탄소 감축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에 따라 감축 가능한 배출량, 그에 상응하는 비용도 천차만별입니다. 이로 인해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저탄소 투자 추진 시, 가장 효율적인 탄소 감축 방법부터 도입합니다. 이때 ‘효율적인 탄소 관리’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내부 탄소 가격입니다.

내부 탄소 가격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의 경제적 비용을 내재화하기 위해 탄소 배출에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후변화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한 기업은 배출권거래제나 탄소세와 같은 기후변화 정책으로 발생하는 각종 위험에 대비하여 탄소가격을 내재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전략적 의사결정에 내부 탄소 가격을 활용하여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내부 탄소 가격(Internal Carbon Price) 도입 현황 및 전망

 

그렇다면 국내외 기업들은 내부 탄소 가격 도입의 필요성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을까요?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내부 탄소 가격을 도입하거나 도입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2017년 보고서 이후 지난 5년간 80% 증가했습니다. 시가 총액 기준 세계 50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이는 현재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했거나 향후 2년 이내에 설정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상단 그래프 - 내부 탄소 가격의 성장세, 하단 인포그래픽 - 숫자로 보는 내부 탄소 가격(2020) 숫자로 보는 내부 탄소 가격에서 내부 탄소 가격을 운영하지 않는 기업 3,573개, 향후 2년 이내 도입 계획 중인 기업 1,159개 (2019년 대비 26.6% 증가), 현재 도입한 기업 853개 (2019년 대비 22% 증가)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내부 탄소 가격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을까요? 내부 탄소 가격을 운영하는 기업이 10 곳이라 가정하면, 절반인 5개 기업은 잠재 가격(Shadow Price)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잠재 가격 메커니즘은 투자 결정에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 재무 흐름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잠재 가격(Shadow Price)*은 CAPEX(Capital Expenditures : 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 결정)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R&D 및 조달 결정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사내 탄소세 메커니즘(Internal fee)은 사업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내부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실제 재무 흐름을 발생시킵니다. 수수료 수익은 저탄소 기금을 설립하거나 회사에 재분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된 내부 탄소 가격 유형(2020) 50.8% 잠재 가격, 19.3% 묵시적 가격, 15.0% 사내 탄소세

 

▲내부 탄소 가격 도입 목적(2020) 61.0% 자탄소 투자 촉진, 58.4% 에너지 효율 상향, 55.2% 내부 행동 변화

 

기업들이 이처럼 내부 탄소 가격 도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CDP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저탄소 투자 촉진(61.0%), 에너지 효율 상향(58.4%), 내부 행동을 변화(55.2%)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내부 탄소 가격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들이 내부에서 측정하는 탄소 가격은 얼마일까요? High-Level Commision on Carbon Prices에 따르면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선 탄소 내부 가격을 2020년에 메트릭톤 당 $40~80, 2030년에는 $50~100 사이로 책정해야 파리협정에 명시된 기준에 부합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보고서를 보면 산업별, 지역별 내부 탄소 가격 폭은 매우 넓지만, Scope 1 범위 내에서 잠재 가격은 평균 $25(3만 원) 정도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내부 탄소 가격 도입 사례 

 

 


1. 사내 탄소세로 넷제로 앞당기는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부터 사내 탄소세 운영을 시작해 각 비즈니스 그룹에 탄소중립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는 데이터 센터, 소프트웨어 개발연구소 등 기업 내에서 배출되는 탄소량(Scope 1) 뿐만 아니라 공급망 내 배출되는 탄소(Scope 3)까지 관리하고 있는데요, 탄소세는 내부 효율성, 재생에너지, 재활용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및 연구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을 기반으로 매년 재설정하며, 각 부서는 배출량 감축을 위해 부서 특색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디오게임 엑스박스(Xbox) 담당 부서는 장비 대기 모드 시 전력을 15W에서 2W로 줄였고, 디바이스팀은 데이터 시각화 도구인 ‘파워BI’를 활용해 감사 관리 시스템과 공급망 관리를 개선했습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기후 상황을 고려해 탄소세 비용을 1톤당 약 $15(약 1만 7천 원) 으로 2배 늘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부서별로 모은 탄소세는 탄소 네거티브 정책과 전 세계 환경 문제 해결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2. 2050년 넷제로 실현을 위한 전략 총동원 ‘히타치제작소’

 

일본의 최대 전자기기 제조업체 히타치제작소는 올해 9월 기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해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를 이루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히타치제작소는 2019년 기준 1억 1천만 톤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습니다. 이중 96%는 공급망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탄소가 배출되는 소위 Scope 3의 배출이었는데요, 변경된 목표에 맞춰 히타치제작소는 공급업체들에게 각각 탄소 배출량 감축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히타치 제작소는 기업 내외부의 에너지 사용량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재생에너지가 공급되는 곳을 추적해 특정 설비나 장비 단계까지 밝혀낼 수 있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장비당 탄소 배출량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내부 탄소 가격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5,000(약 5만 3천 원)에서 ¥14,000(약 1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향후 기업이 투자 결정을 내릴 때 환경친화적인 시설과 장비를 우선시할 것이란 정책을 내비쳤습니다. 

 

 

내부 탄소 가격, 이 시대 기업의 필수 관문

 

이처럼 많은 기업이 내부에 사내 탄소 가격을 도입하여 외부의 탄소 규제라는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저탄소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자 전략을 세우는 기업도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내부 탄소 가격(Internal Carbon Pricing)은 효율적인 탄소 저감을 위한 나침반입니다. 기업 탄소 회계는 기업의 의사 결정자가 전환 리스크를 관리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투자 의사 결정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실제로, 기업의 내부 탄소 가격 도입은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의 22%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2017년에 비하면 15% 증가한 것입니다. 기업이 탄소 배출에 내재된 위험과 기회를 반영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하기 원한다면, 내부 탄소 가격 프로그램은 반드시 다시 살펴보고 재고해야 할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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