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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프리미엄 포지셔닝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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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은 어디일까요?
바로 한국입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시장은 
약 168억달러(약 21조원)규모로 전년 대비 약 24%정도 성장했다고 합니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 1인당 명품 소비액은 약 325달러로 전세계 1위를 기록했는데요,
미국(280달러)과 중국(55달러)의 평균을 웃도는 수치입니다.

 

 

 

 

 

 

 

 

 

 

 

 

 

 

 

 

 

▲최근 '명품의 왕'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투자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프리미엄 시장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소비자도 명품을 좋아하지만 기업들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시장은
시장가의 20~30% 이상 프리미엄을 받는 업 마켓 브랜드(up-market brand)와
10배 이상의 가격을 받는 럭셔리 브랜드(luxury brand)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수익율도 높고 부가적으로 얻는 브랜드 가치도 상당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해서라도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싶어 합니다.

오늘은 일명 탑티어(top-tier)로 불리는 기업들이 어떤 전략으로 
프리미엄 포지셔닝에 성공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포지셔닝 : 고객의 마음 속에 어떻게 자리잡을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의미합니다.


 

| 첫째, 프리미엄 브랜드는 디자인 철학이 명확하다.

다이슨(Dyson)에는 디자인 엔지니어라는 특별한 직책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디자인과 기술개발이 완전히 다른 분야지만
다이슨에서는 엔지니어가 곧 디자이너 역할을 합니다. 

최상의 기술력을 구현하기 위해 '기능미'를 극대화하는 것이 다이슨의 철학입니다. 
현재도 전체 직원의 30%이상을 디자인 엔지니어로 채용 할 만큼
다이슨에게 디자인이란 기술력 만큼 중요한 요소 입니다. 

 

 

 

 

 

 

 

 

 

 

 

 

 

 

1882년에 처음 발명된 전기 선풍기는 120년이 넘도록 
'날개가 돌아가며 바람을 일으키는 가전'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9년 다이슨의 디자인 엔지니어들은 
세계 최초로 '날개없는 선풍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가운데가 텅빈 혁신적인 디자인은 날개 없이도 시원한 바람을 만들 수 있는 
다이슨의 기술력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외에도 다이슨은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와 '모터를 숨긴 헤어 드라이어' 등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히트시키며 프리미엄 가전으로 도약했습니다.

다른 가전 제품은 브랜드의 이름을 봐야 구분이 가능하지만
다이슨은 오직 디자인만으로 다이슨의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이처럼 혁신적인 디자인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고
정체성이 뚜렷한 기업만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


 

| 둘째, 프리미엄은 팬덤(fandom)을 원한다.


최근 유럽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K팝 아티스트를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며
'팬덤 양성'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일례로 블랙핑크의 멤버 4명이 앰배서더로 활동한 브랜드만 해도
샤넬, 디올, 셀린느, 생로랑 등이었고
BTS는 멤버 전원이 루이비통의 앰버서더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이들이 착용한 제품은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제품이라고 합니다.
K팝을 향한 글로벌 팬덤이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고 
명품을 소비하는 연령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좌) 성수동에 위치한 '디올 성수' / (우) 이태원 소재 '구찌 가옥' 

 

 

최근 한국에서의 마케팅을 강화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전형적인 부촌인 청담동 이외에
10~20대가 소비의 주력층인 성수동, 이태원 등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있습니다.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 : 브랜드의 성격과 이미지를 극대화한 매장

성수동에 위치한 '디올 성수'는 프랑스에 있는 디올의 첫번째 매장을 오마주한 외관으로 
SNS 상에서 '포토 스팟'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이태원에 위치한 '구찌 가옥'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국형 구찌'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심지어 메타버스 공간인 '제페토'에도 매장을 열어 MZ세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고객들이 당장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브랜드의 정체성이 가득 담긴 공간에서 차를 마시고 사진을 찍으며 브랜드를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예전에는 소득수준이 높은 소수의 고객이 럭셔리 브랜드를 유지하는 기반이었지만
이제는 브랜드의 철학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는 '찐팬'이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인 세상입니다. 


 

 

| 셋째, 프리미엄 브랜드에는 역사와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도 "비타민계의 에르메스", "샴푸계의 에르메스" 이런 광고 카피를 들어본 적이 있으시죠?
이처럼 에르메스는 말그대로 명품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각 제품마다 탄생설화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한때 귀족의 전유물로 이름을 떨친 ‘켈리백’은
헐리우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화 배우 중 한 명인 그레이스 켈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950년대 영화계를 주름잡던 그레이스 켈리는 
모나코 국왕 레니에 3세와 결혼하면서 모나코의 왕비가 됐습니다. 
당시에는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었죠. 

▲ 흑백 사진이지만 켈리가 들었던 제품은 빨간색 악어가죽 가방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에르메스의 가방으로 임신한 배를 가리는 사진이 LIFE 잡지에 실리면서 큰 화제가 됐는데요
이때부터 미국의 신흥 부자들사이에서 에르메스의 존재감이 더욱 커지게 됐다고 합니다.  

이후 에르메스는 켈리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 
모나코 왕실에서 직접 허가를 받아 이 가방에 '켈리'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영국의 가수 겸 배우 '제인 버킨'을 위해 만들게 됐다는 '버킨백'은  
유명인들사이에서 성공과 부의 상징으로 소비되면서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가방’이라는 수식어가 생길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사실 친절한 브랜드는 아닙니다.
수요가 높아도 절대 생산을 늘리지 않고, 판매 조건이 되는 고객에게만 물건을 팔며
어떤 제품은 6개월에서 1년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가격도 매년 오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에르메스를 원하는 까닭은 
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 매력적인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요? 



 

| 넷째, 원산지(Country-of-origin)는 프리미엄을 이끄는 엔진이다.


이탈리아 장인의 구두, 프랑스의 명품 패션, 영국의 스카치 위스키 등 
특정 지역과 국가는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가의 럭셔리카=유럽'은 공식처럼 각인되어 있는데요 
세계 3대 명차로 손꼽히는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영국에서 마이바흐는 독일에서 만들어집니다.

▲ 멋있게 정장을 차려입은 영국 신사를 차로 표현한다면 이런 모습일까요?


럭셔리카 중에서도 탑티어인 롤스로이스는 두 창업자인 헨리 로이스(Frederick Henry Royce)와 
찰스 롤스(Charles Rolls)가 1904년에 설립한 자동차 제조사입니다. 

롤스로이스는 브랜드는 자체가 '영국'을 상징한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자동차의 클래식한 외관은 '영국 신사'에 비유되고 제조 과정 역시 '영국산 비스포크 슈트'처럼
모든 것을 고객의 취향에 맞출 수 있습니다.

현재 롤스로이스는 독일 BMW社에 인수되었음에도
영국 웨스트석세스에 본사와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가장 영국다운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곳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하니 
영국산 롤스로이스 전기차는 어떤 모습으로 프리미엄을 이어나갈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다섯째, 세렌디피티(Serendipity)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기 래퍼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WON SOJU)의 흥행은 갑작스러운 일이 었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한 대대적인 광고가 없었음에도 단숨에 핫 아이템으로 등극하며 주류 업계에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세렌디피티는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을 뜻하는 용어로
마케팅에서는 원소주같은 대박 상품이나 아이디어의 등장을 설명할 때 쓰는 말입니다.


 

 

 

 

 

 

 

 

 

 

 

 

 

 

 

 

 

 

 

미술 전공자가 수천번의 실패를 거듭하며 이룩한 최첨단 기술회사가 다이슨이고
산업화에 뒤쳐지는 바람에 섬유 산업을 육성했던 것이 현재 이탈리아의 구찌와 프라다를 만들어 냈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된다는 것은 치밀한 전략과 우수한 제품력도 중요하지만 
사실 엄청난 행운이 작용해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새로운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엉뚱한 곳에서 앞으로 100년을 이어갈 프리미엄 브랜드가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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