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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피버팅 다우&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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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 뉴스를 보면 피벗(Pivot)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보실 수 있으실텐데요.
‘피벗’은 원래 몸의 중심축을 한 발에서 다른 발로 옮긴다는 뜻의 농구 용어입니다. 

 

기업 관점에서는 사업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데요
불확실한 시장 또는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전략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방향을 
적절히 전환할 때 이 '피벗'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전화번호 소개 앱에서 배달 앱으로 피버팅에 성공한 배달의 민족 (출처: 배달의 민족)

 

 

피벗의 예로 들 수 있는 사례는 다양합니다. 

그 중 대표적으로 소개해드릴 수 있는 사례는 바로 ‘배달의 민족’입니다.
처음 배민의 비즈니스 모델은 114처럼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소개 앱이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 양으로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음식점으로 한정하고 주문과 배달이라는 아이디어를 추가해 
배달 전용 앱으로 사업 방향을 피버팅하였습니다. 이후 배민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DOW Chemical Company

 

글로벌 화학 업체 중에서도 성공적인 피버팅을 보여준 기업이 있습니다.
글로벌 화학기업 다우 케미컬(DOW Chemical)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다우는 1897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127년 넘게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미국의 첫 번째 화학 기업입니다. 

창립자 H.H 다우는 설립 당시 3개 법인을 설립했는데요. 다우 케미컬을 제외한 2개 회사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때부터 다우는 사훈을 "Do it Better"로 설정하며 본격적인 피버팅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지금의 다우 케미컬을 있게한 3가지 피버팅의 사례를 소개드리겠습니다.

 

 

DO, IT BETTER, 다우의 첫번째 피버팅

 

▲왼쪽부터 에틸렌, 프로필렌, 폴리스타이렌(PS), 폴리염화비닐(PVC)

 

 

19세기 대부분의 화학 제품은 유럽, 주로 독일과 영국에서 생산됐습니다.
이 시기 다우 케미컬은 유럽의 많은 기업들과 경쟁해야 했기에
화학 분야에서 큰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며 유럽으로부터 모든 수입이 차단되자 
다우 케미컬은 유기화학과 관련한 R&D에 집중하며 첫 번째 피버팅을 시도합니다. 

농업, 제약, 정수, 에너지 및 자동차 산업을 포괄하는 화학제품을 연구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PS, PVC 등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고

다우 케미컬이 화학 기업으로 불리는 토대를  갖춘 시기가 되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다, 다우의 두번째 피버팅

 

 

 

 

1941년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며 많은 기업들이 큰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다우 케미컬은 영리한 피버팅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듭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경량이면서도 단단한 금속입니다.
항공기와 같은 군용기 제품을 생산할 때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이죠.

다우 케미컬은 전쟁에 참전한 국가들이 군용 물품 제작을 위해 
시장에서의 마그네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 예측하고 마그네슘 생산에 집중하는 두 번째 피버팅을 실행합니다.

마그네슘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요.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기술적 역량을 확보한 다우 케미칼은  마그네슘 생산 분야에서 우위를 점유 하게됐고
미군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2차 세계대전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습니다.

전쟁 기간동안 미국 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맺은 덕분에
다우 케미칼은 오랜 기간동안 정부의 연구 개발 지원을 받아 마그네슘 생산과 더불어 의약품, 농약, 에너지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산업을 확장하여 20세기 전반 동안 미국 경제의 중심이 됩니다.


다우의 창립자인 H.H. 다우가 한 유명한 말이 있는데요. 

“There is always room out in front, room for all without crowding, and work for generations to come.”
마치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명언인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제품을 다각화하여 '다목적 화학 기업'으로 발돋움한 다우 케미컬은 1970년대 과거 소련과 미국의 달 탐사 경쟁 당시또 다른 기회를 발견하게 됩니다. 

달 탐사를 위한 로켓 연료 물질을 개발하고 제조해 NASA의 아폴로(Apollo)호 달 착륙선에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항공 우주 개발 분야로도 시장을 개척합니다. 

최초의 달 참사자인 닐 암스트롱이 신었던 그 부츠! 다우 케미칼에서 제작한 실리콘 부츠입니다. 

이처럼 다우는 다양한 기회를 포착해 1970년대를 대전환의 시기로 만듭니다.
또한 적극적인 M&A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전문성을 강화합니다. 

 

다우의 상징이 ‘다양성’이 되는 순간이죠.
이 시기의 다우는 영업이익률 50%를 넘길 정도로 성장하게 됩니다.

 

 

 

 

 

과감하게 결단하고 실현한, 다우의 세번째 피버팅

 

 

 

2000년대에 접어들며 다우는 화학산업의 다운사이징을 예감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 분야에 집중하는 세 번째 피버팅을 시작합니다.

이번 피버팅의 중요한 모토는 혁신이었습니다. (지금도 다우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혁신을 모토로하여 다우는 가지고 있던 제품과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합니다. 
불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다이어트를 시행했습니다.

물론 단순히 규모만 축소한 것은 아닙니다. 미국의 주요 화학회사 중 한 곳이었던 듀폰(Dupont)과 합병을 결정합니다.

 

▲2015년 합병한 다우와 듀폰 (출처: 다우케미컬 홈페이지)

 

 

 

듀폰은 섬유의 왕이라는 별명처럼 나일론을 중심으로 한 섬유업계에서 절대 강자였습니다.
듀폰도 피버팅에 있어서는 다우만큼이나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나일론을 최초 제작했지만 과감히 버리기도 했고,
섬유의 최강자로 자리 잡았을 때 섬유 사업 분야를 모두 매각하기도 했죠.

다우와 듀폰은 합병 이후 조직을 재편해
각자의 전문 사업을 지속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제거했습니다.
그 결과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재탄생합니다.

현재 다우는 보다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듀폰은 전기·전자 및 특수소재 개발에 집중하며
각 산업 내에서 선도 업체로서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습니다.

이는 곧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었는데요.
다우와 듀폰 측은 합병 및 사업 분할에 따른 사업 전문화로
약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10억 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업은 생명체와 같다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다우의 사례를 살펴보며 생명체와 같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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